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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탈모와 임신의 관계

임신 중 원형탈모는 단순히 머리카락이 빠지는 현상이 아니라, 몸 안의 여러 변화가 겹쳐서 나타나는 결과다. 특히 원형탈모는 면역계가 모근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반응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는 이 반응이 미미하게 지나갈 수 있지만, 임신이라는 큰 변화가 몸의 호르몬 균형을 흔들면 갑자기 눈에 띄게 심해지기도 한다.
임신 중에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높아지고, 태아를 지키기 위해 면역 반응이 조절되는데, 이 과정에서 오히려 자가면역 질환이 악화되거나 완화되는 경우가 엇갈린다. 원형탈모가 심해지는 임산부도 있고, 반대로 잠시 멈추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한 번 면역계가 모근을 ‘적’으로 인식하면 재발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40대 이후 첫 임신을 경험하는 경우, 이미 면역 시스템에 다양한 기억이 쌓여 있어 탈모 증상이 더 복잡하게 나타날 수 있다.

스트레스 탈모와 심리적 부담

스트레스 탈모는 원형탈모와 다르게, 머리카락이 특정 부위만 빠지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숱이 줄어드는 특징이 있다. 임신이라는 상황은 행복하지만, 동시에 불안과 부담이 뒤섞인다. 아기의 건강, 출산 준비, 경제적인 고민, 가족 관계의 변화가 동시에 몰려오면 몸은 스트레스를 받아 코르티솔 호르몬을 과도하게 분비한다. 이 호르몬은 모발 성장 주기를 단축시키고, 휴지기에 머리카락이 대거 진입하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몇 달 후 빗질할 때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특히 잠이 부족하고, 입덧으로 영양 섭취가 불균형해지면 스트레스 탈모는 더 빨리 진행된다. 머리숱이 줄어드는 걸 거울로 확인하는 순간, 다시 스트레스가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임신 후기에 접어들면 체중 증가와 몸의 불편함 때문에 자기 관리가 더 힘들어져, 탈모 악화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자가면역탈모와 면역 시스템의 변덕

자가면역탈모는 면역계가 자신의 모근을 외부 침입자로 착각해 공격하는 질환이다. 원형탈모 역시 자가면역의 한 종류지만, 범위와 양상이 다를 수 있다. 임신 중 면역 반응은 ‘태아를 지키기 위해’ 일정 부분 억제되지만, 억제의 균형이 깨지면 엉뚱한 곳에 면역 공격이 몰린다. 그 표적이 머리카락이 될 수 있다.
자가면역탈모는 갑작스럽게 심해질 수 있고, 특히 피로와 영양 결핍이 겹칠 때 속도가 빨라진다. 비오틴, 아연, 철분 부족은 모발의 뿌리를 약하게 만들고, 모근이 면역 공격에 더 취약해진다. 문제는 임산부가 함부로 보충제를 섭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비타민과 미네랄 섭취도 산부인과와 상의해야 하기에, 자가면역탈모가 생겼을 때 바로 강한 약물치료를 하기는 힘들다.

임신 중 탈모 관리에서 중요한 부분

임신부의 탈모는 단순 미용 문제가 아니라, 심리와 건강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 원형탈모든, 스트레스 탈모든, 자가면역탈모든, 관리의 핵심은 ‘몸 전체의 밸런스를 지키는 것’이다.
무리하게 탈모약을 사용하기보다, 영양 균형을 맞추고, 충분히 쉬며,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비단 머리카락을 위해서가 아니라, 태아와 산모 모두의 건강을 위해서다. 온전한 수면, 단백질 중심의 식단, 혈액순환을 돕는 가벼운 산책은 탈모 완화뿐 아니라 임신 전반에 도움이 된다.
또한 머리카락을 억지로 가리거나, 무겁게 묶는 스타일은 두피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자연스럽게 풀어두거나, 부드러운 소재의 스카프를 활용하면 심리적 부담을 줄이면서 두피 건강도 지킬 수 있다.